영화 리뷰에 들어가기 전에 감독 얘기를 잠시 할까 한다.

박훈정 감독은 '신세계', '대호', 'VIP', '부당거래', '악마를 보았다' 등의 작품에 메가폰을 잡은 감독이다.

'피가 튀겨야 하는 액션에는 피가 튀겨야 제맛'이라 말하며 다소 잔인하지만 긴장감있는 액션신을 추구하는 감독이다.

잔인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박훈정 감독의 액션씬은 항상 기대가 된다.

여태까지 작품들과 달리 15세 관람가를 달고 나와 긴장을 놓고 관람했지만 나의 오판이었다. 

내 생각에 액션씬은 15세 관람가와 19세 관람가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고 있는 느낌이었다.


영화소개에 적혀있는 줄거리는 다소 빈약하지만 그게 베스트다. 

내용이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의 정보 또는 아무런 정보 없이 관람해도 무방하다.

내용보다 액션씬에 더 많은 비중을 둔 느낌이어서 오히려 더 좋았다. 그렇다고 내용이 아예 없지는 않다.


내가 꼽은 영화의 관람 Point는 캐릭터다.

조민수와 박휘순은 돋보이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지탱해주는 느낌이고 김다미와 최우식이 단연 돋보였다.

최우식의 연기(특히 아무런 이유없이 영어를 섞어쓰는 대사들)가 다소 오글거렸다는 사람들이 있지만 내 기준에서는 괜찮았다. 오글거림을 상쇄할만큼의 연기력과 개성있는 캐릭터였다.

누군가 '이 영화를 왜 보아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주연 '김다미'의 캐릭터 때문이라고 말하겠다.

'김다미'는 극중 단연 돋보였고 신인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연기력이 뛰어났다.

이 영화가 300만 이상을 돌파한다면 올해의 충무로의 신인상은 당연히 '김다미'가 차지할거라고 생각한다. 

'버닝'의 진종서도 떠오르지만 개인적으로 '김다미'가 이를 잊게 만들 정도다.

스크린에서 여성주인공이 말라가는 지금 액션씬을 소화하는 신인 여주인공은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사심이 들어갔지만 어쨌든 '김다미'가 신인상을 수상했으면 좋겠다.



영화의 영어 제목은 'The Witch: Part 1. The Subversion'이다. 제작사는 이고, 배급사는 Warner Brothers다. 대다수의 한국영화가 CGV, Lotte, NEW 중 하나의 배급사를 끼고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굉장히 의외였다. 영화의 영어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건 속편을 고려하고 만들었다. 3편까지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썼다는데, 부디 손익분기점을 넘어 속편이 순탄하게 촬영되었으면 좋겠다. 


몇몇 사람들은 '내용이 유치하다', '오글거린다'라고 하지만 이는 할리우드 영화 또한 마찬가지다.

주인공을 가운데 프레임에 위치시키고 빠른 장면 전환으로 속이는 액션촬영이 만연한 지금 만족할만한 액션영화였다.

속편에는 '악녀'와 같이 롱테이크 액션이나 시점 전환이 첨가된 액션씬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p.s. 영화 초반 김다미가 기차에서 삶은 달걀 먹는 너무 귀여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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